그녀와 원거리연애 그리고...

그렇게 행복한 나날이 계속 되고...

원거리 연애가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5일간 개인적인 일로 외국에 나갈 일이 있었어요. 메일을 확인할 수 없음을 알면서도 그녀는 하루도 빠짐없이 메일을 보내주었죠. 떨어져 있는 건 매한가지인데 조금 더 멀리 갔다고 꽤 외로웠던 모양. 메일과 일기를 읽고 그녀를 혼자 두는 게 너무 미안해졌어요. 저는 나름 원거리에 면역이 있는 사람이라 괜찮았지만...

무사히 그녀와 1개월을 보내고 저의 생일도 지나고...서로 너무 그리워했어요. 주말이면 어디로 데이트 갈까? 무엇을 먹으러 갈까? 상상의 나래를 펴며 만날 수 없는 외로움을 메일과 전화로 풀어야만 했죠.

'망상'을 너무 심하게 한 탓인지 그녀가 꿈에 몇 번이나 등장했답니다. 꿈에 등장한 그녀는 목소리는 같은데 언제나 얼굴이 달랐어요. 보내준 사진과 같은 모습으로 등장한 꿈, 얼굴이 까맣게 보이지 않는 꿈, 절세미녀 모델의 얼굴인 꿈. 그리고 가면을 쓰고 나온 꿈까지(_ _;;) 골라보는 재미까지 선사해주는 그녀의 황송한 꿈 들...ㆀ 아마 실제로 만난 적이 없어서 그랬나 봅니다.

저는 자는 시간이 아까워서 어렸을 때부터 수면시간을 최소화하며 살았는데, 꿈을 꾸면 그녀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는지 잠자는 게 너무 좋아졌던 적도 있어요. 주말 내내 자본 적도 있고, 스토리가 이어질까 일어났다 다시 잠을 청해보기도 하고... 뭐, 백발백중 그녀가 나오지 않는 황당한 이야기가 시작되지만요(;;;) 외로움이 극에 달했던 시기였달까?

12월이 돼서야 그녀는 자신의 방에 컴퓨터를 옮겨 skype로 음성채팅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. 전화비의 압박에서 해방된 날이죠(^▽^)/ 그날 이후로 우린 매일 밤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본격적으로 크리스마스 때 만날 계획을 짜게 됐죠. 호텔을 예약하고 어디를 갈까 정하고~ 시간이 미친 듯이 지나갔어요.

그리고 12월21일, 그녀를 만나기 하루 전날.
긴장된 마음으로 맥주 한병을 마시며 그녀와 통화를 했죠.


cielo
완전 긴장된다.
내일 몇 시에 어디에서 만나지?

sereno
아,, 저도 지금 너무 떨려요.
내일 일이 있으니까 6시에... 하카타역(博多駅) 어디가 좋을까요?

cielo
후쿠오카(福岡)는 가본 적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, 역이니까 알기 쉽게 개찰구 어때?

sereno
괜찮겠어요? 그럼 개찰구로 하던가요.

cielo
근데, 혹시 개찰구가 몇 군데 있어? 아님 한군데야?

sereno
몰라...('ㅁ')

cielo
-_-;; 저..저겨 님아...


그녀가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...


sereno
혹시 요시노야(吉野家) 알아요?

cielo
그럼 알지. 오렌지색 간판 규동집 말하는 거 아냐?

sereno
맞아요. 하타카역 안에 요시노야가 있으니까 거기로 해요.

cielo
그래 알았어.


그리고 생각했다.
.
.
.
잠깐잠깐...! 그녀와의 운명적 첫 만남에 싸구려 규동집 앞이라니..
이건 내가 꿈꿔오던 로맨틱한 장면이 아니야!!


sereno
...좀 그렇죠?(^^a) 다른 곳으로 할래요?

cielo
요시노야 말고 또 뭐가 있는데?

sereno
몰라...('ㅁ')
.
.
.
선택에 여지도 없이 다시금 요시노야로 결정(-0-;;)


cielo
뭐, 할 수 없지.
둘 다 모르기도 하고 요시노야 앞에서 만나자.

sereno
그래요~ 그럼 내일 봐요. 츄~

평소보다 그녀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고, 전 긴장된 나머지 맥주를 한 병 더 마시고 알딸딸한 기분에 허겁지겁 여행준비를 하기 시작했답니다. 소풍가는 어린아이 처럼 들뜬 기분을 어찌할 도리없이...

"오늘은 시간이 참 안가군..."
기다림의 미학이란 말이더냐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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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cielo

2009/02/17 15:38 2009/02/17 15:38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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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1. ahwk 2009/02/18 15:12 # M/D Reply Permalink

    전화비;

    1. cielo 2009/02/18 21:35 # M/D Permalink

      ^^;;

  2. John 2009/02/18 16:18 # M/D Reply Permalink

    요시노야. 가끔 가는 패스트푸드점... ㅎㅎㅎ
    그런데.. 읽다보니 더 궁금해지는건..
    동성도 외모를 따지나요.? ?

    1. soloture 2009/02/18 20:58 # M/D Permalink

      게이친구에게 물었습니다
      "난 어떤데?"
      "성격은 괜찮은데 옷을 너무 못입어. 넌 줘도 안가져"
      ...고맙더군요(...).

    2. cielo 2009/02/18 21:41 # M/D Permalink

      soloture님이 재밌게 말씀해주셨네요^^
      외모 따집니다. 그리고 몰론 성격도 따지구요.
      동성이라고 다 좋아하게 되는 것도 아니고, 아무나 좋아하게 되는게 아니거든요.
      많이들 오해하고 계신 것이, 모든 동성이 연애대상에 포함된다고들
      생각하시는데,, 전혀 아니랍니다.
      이성하고 다르지 않습니다. 좋아하는 타입은 각자 틀리죠^^;;;

  3. 진사야 2009/02/18 18:10 # M/D Reply Permalink

    규동집이라...
    가끔 주변 좋은 데를 모르는 상태로 데이트 날짜를 잡으면 좀 난감하죠. 여기가 만나기 좋은 덴가? 생각하게 되고..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서 왠지 공감가는 이야기에요.
    잘 봤습니다 :-) 어느덧 무의식중에 다음 편을 기대하게 됩니다 ㅋㅋ

    1. cielo 2009/02/18 21:42 # M/D Permalink

      사실 좀 뽀대나는데서 만나고 싶었는데, 서로 잘 몰라서...ㅎㅎ
      규동집 앞은 싫어요~~ (-0-;;)

  4. John 2009/02/18 21:38 # M/D Reply Permalink

    soloture 님
    음. 뭐랄까요. 남자와는 조금 다른..
    제가 아는 여자들은 자신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여자들을..
    가만히 놔두지 않더군요. 꼭 질투 비슷한걸 한다던가? 뭐 꼭 그런것은 아니겠지만..

    cielo님이 여자친구분을 생각할 때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궁금했어요.^^;
    동성이라고 해도. 여자는 여자라고 생각하는데..
    제 생각이 틀린걸까요?

    1. cielo 2009/02/18 21:46 # M/D Permalink

      여자들은 모든 타인들이 자신보다 아름답지 않길 바라죠^^;;
      내옆에 있는 사람보다 내가 이쁜게 더 좋지 않겠습니까^^

      전 참고로 여자친구보다 제게 우월하다거나 예뻐야 된다는 생각은 없어요. 다만, 제 여자친구도 예뻐야하고, 저도 예뻐야하고-_-;;
      여자에 마음은 알수록 더욱 복잡하고 힘들어집니다 ㅎㅎ

    2. cielo 2009/02/18 23:51 # M/D Permalink

      아, 지금 여자친구랑 통화하면서 물어봤어요.
      어떻게 생각하냐고.
      여자친구는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더 예쁜게 좋다고 하네요^^a
      역시, 사람마다 다른거 겠죠.

      아참, 여자친구가 타인보다 예쁘면 기분 좋습니다ㅋㅋ
      참고가 되셨는지 모르겠네요.

  5. John 2009/02/18 23:43 # M/D Reply Permalink

    궁금했던 내용이라서 염치불구하고 여쭤봤습니다. ㅎㅎ
    개인차가 있네요.
    하지만 솔직한 답변 감사드립니다.^^

    1. cielo 2009/02/21 14:00 # M/D Permalink

      궁금하신점 있으시면 언제나 물어주세요..ㅎㅎ

  6. 비밀방문자 2011/02/10 13:07 # M/D Reply Permalink

    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.

    1. cielo 2011/02/11 21:13 # M/D Permalink

      얼굴이 검은색이었나요?
      핑크블루토끼여야 하는데, 이런ㅋㅋ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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